명도전문신문등록 서울 아 56040

명도 · 철거 | 집행관 실무

집행관의 두 준칙
— 외관 · 징표의 법리와 일부집행의 법리

— 인도집행은 '점유', 철거집행은 '소유'를 본다 · 대법원 2022그505, 2025그523 결정 —

글 이재석 법무사 (명도119 대표)입력 2026. 10. 18.

머리말

집행관이 현장에서 하는 판단은 결국 두 가지다.

첫째, 집행할 수 있는지. 인도집행이면 점유관계를, 철거집행이면 소유관계를 확인한다. 채무자가 점유(소유)하면 집행하고, 제3자가 점유(소유)하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

둘째, 어느 범위에서 집행할 수 있는지. 집행이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혼재되어 있으면, 가능한 부분만 집행하고 불가능한 부분은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

이 두 판단을 이끄는 집행관의 준칙이 '외관 · 징표의 법리'와 '일부집행의 법리'이다.

Ⅰ. 집행관의 준칙 ① — 외관 · 징표의 법리

  1. 집행관은 집행권원(주문)에 표시된 목적물에 대하여 그 내용대로 강제집행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집행관은 ① 집행을 받는 사람이 집행권원에 표시된 채무자 또는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점유보조자 · 배우자인지(채무자의 조사), ② 그 사람이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는지(인도집행) 또는 소유권 ·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지(철거 · 수거집행)(목적물의 조사)를 조사하여야 한다. 다만 그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외관과 징표에 의해서만 판단할 수 있을 뿐, 채무자와 목적물에 관한 실질적 조사권은 없다.

  2. 대법원 2022. 6. 30.자 2022그505 결정은 집행관이 건물 인도집행을 집행불능으로 처리하고 집행법원이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기각한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 집행기관으로서 집행관은 부동산 인도집행을 개시함에 있어 집행권원에 표시된 채무자가 목적물을 점유하는지를 스스로 조사 ·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집행관은 그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외관과 징표에 의하여서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고, 실질적 조사권은 없더라도 집행관이 집행권원 등 관련 자료를 조사하면 쉽게 그 점유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 이를 조사 · 판단하여야 한다 …"

    필자는 이 법리를 '외관 · 징표의 법리' 또는 줄여서 '외관주의(外觀主義)'라고 부른다.

  3. 외관 · 징표의 법리는 강제집행의 신속성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집행관이 실시하거나 관여하는 인도집행 · 철거집행 등 강제집행 일반에 적용된다. 집행관에게는 실체를 판단할 권한(실질적 조사권)과 책무가 없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 법리는 집행관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 준칙이므로, 이에 따른 집행관의 판단과 처분은 집행을 신청하는 채권자에게도, 이를 막으려는 채무자에게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4. 외관과 징표의 구체적 내용은 강제집행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금전채권에 기한 강제집행은 민사집행법이 권리귀속의 외관을 정해 두었다. 예를 들어 유체동산 집행에서는 채무자가 점유하고 있으면 채무자 소유가 아니더라도 압류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189조 제1항), 채무자 소유라도 제3자가 점유하면서 제출을 거부하면 압류할 수 없다(같은 법 제191조). 집행기관이 물건마다 실체상 권리귀속을 따지면 집행이 늦어지기 때문이다(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Ⅰ] 198면).

  5. 반면 인도집행 · 철거집행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 실무는 다음 외관과 징표로 집행 여부를 판단한다.

    • 인도집행(부동산 · 동산 인도집행, 점유이전금지가처분 · 인도단행가처분 집행 포함)과 유체동산 압류 · 가압류: 채무자가 목적물을 점유하는지를 주민등록표 등본 · 사업자등록증 등으로 판단한다.
    • 철거 · 수거집행(철거 · 수거 단행가처분, 유체동산 처분금지가처분 집행 포함): 채무자가 목적물을 소유하는지를 등기부 등본 · 판결 이유 등으로 판단한다.
  6. 집행관은 집행권원의 내용을 해석할 책무도 있다. 다만 집행정본(집행권원 + 집행문) 외의 자료를 참조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집행권원이 판결이면 판결 이유는 주문 해석의 유력한 자료가 된다). 집행정본만으로 내용이 끝내 불명확하면 집행관은 집행할 수 없고, 채권자는 새 집행권원을 받아야 한다(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Ⅰ] 199면).

  7. 외관 · 징표의 법리는 집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뿐 아니라, 집행 범위를 정하고 지상물의 처리 방법을 선택할 때에도 중요하게 작동한다. 토지 인도집행에서 토지 위의 지상물은 그 유형에 따라 처리가 달라진다.

    • ⓐ 집행의 목적 외 동산이면: 집행관이 제거하여 처리하고 토지 전부를 인도집행한다.
    • ⓑ 별도의 집행권원(철거판결 등)으로 제거해야 하는 것이면: 그 부분 때문에 토지 전부 또는 일부의 인도집행이 불능이 된다.
    • ⓒ 토지의 부합물이면: 토지와 함께 채권자에게 인도되므로 토지 전부를 인도집행한다.

    ⓒ의 경우 집행관은 부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유관계가 정해지지만, 이것이 외관 · 징표의 법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8. 그러므로 채권자(토지 소유자)는 토지 전부에 대한 인도집행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소송 단계에서부터 설계하여야 한다. 이론(부합 법리, 외관 · 징표의 법리, 일부집행의 법리)과 집행 실무의 경향(외관 · 징표의 법리에서 벗어나거나 집행 편의에 치우친 실무 운용)을 함께 고려하여, 지상물의 유형별로 체계적 ·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땅 위의 컨테이너를 정착물로 볼지 목적 외 동산으로 볼지가 문제 된 사례는 명도전문신문 명도119의 「땅 위에 놓인 컨테이너, 철거판결 없이 치울 수 있을까?」에서 다루었다.

Ⅱ. 집행관의 준칙 ② — 일부집행(非점유 부분 집행)의 법리

  1. 집행관은 채무자가 목적물을 점유(인도집행)하거나 소유(철거집행)하고 있음이 확인되면 집행을 실시한다.

  2. 집행이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혼재되어 있을 때, 집행관은 전부를 집행불능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불가능한 부분은 집행불능으로 처리하되, 가능한 부분은 집행하여야 한다. 건물 인도집행, 토지 인도집행, 시설물 철거집행 모두 마찬가지이다. 최근까지도 전부불능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필자는 이를 바로잡는 원칙을 '일부집행의 법리'라고 부른다.

  3. 최근 이를 확인하는 대법원 결정이 잇따랐다.

    • 부속 부분 때문에 1개 건물 중 일부만 인도집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 일부를 집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 12.자 2020그752 결정).
    • 여러 시설물 중 일부만 철거집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 일부를 집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17.자 2018그692 결정).
    • 채권자가 독립된 건물(관리사무소, 약 100㎡)이 있는 토지(묘지 9,816㎡, 자연수목장)의 인도집행을 신청한 사안에서, 그 건물과 부지뿐 아니라 건물의 용도에 따라 현상 유지에 일반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의 토지도 강제집행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5. 6. 12.자 2025그523 결정). 거꾸로 말하면, 그 범위를 뺀 나머지 토지는 인도집행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Ⅲ. 인도집행 — '점유'를 확인한다

판결 주문이 "피고(A)는 원고(甲)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X)을 인도하라."인 경우를 보자.

1. 점유관계를 확인한다.

집행정본상 채무자 A가 점유하는가? A 아닌 사람(B)도 점유하는가? 그렇다면 B는 A와 어떤 관계인가?

2. 집행할 수 있는 인적 · 물적 범위를 판단한다.

구분 내용
인적 범위 • A가 점유하면 A를 퇴거시킨다(A의 점유보조자 · 배우자도 함께).
• A가 점유보조자 · 배우자 아닌 B와 함께 점유하거나 B가 혼자 점유하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원칙적으로 B에 대한 별도 판결 필요).
물적 범위 • 집행권원에 표시된 X만 甲에게 넘긴다.
• X의 부합물 · 종물도 넘긴다.
• X의 일부만 집행할 수 있으면 그 일부만 넘긴다(일부집행의 법리).

3. 'A가 점유하는지'를 외관 · 징표로 판단한다.

상황 판단 기준
A(점유보조자 · 배우자 포함)로부터 A가 점유한다는 진술을 들은 경우 외관주의 적용 안 됨 — 별도 자료 없이 바로 집행
그런 진술을 듣지 못하고, 목적물에 A의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이 있는 경우 외관주의 적용 — 다른 물적 자료 또는 관계인 진술
그런 진술을 듣지 못하고,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도 없는 경우 외관주의 적용 — 다른 물적 자료 및 관계인 진술

(1) 외관주의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현장에서 A(점유보조자 · 배우자 포함)로부터 A가 점유한다는 진술을 들었다면 바로 집행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외관 · 징표보다 확실한 당사자의 진술로 점유가 확인되었으니, 다른 자료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고 주거를 수색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외관 · 징표로 다시 확인하여야 한다.

(2) 외관주의가 적용되는 경우. 그런 진술을 듣지 못했다면 다른 자료로 점유관계를 조사 · 확인하여야 한다. 이때 집행관은 채무자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다.

  • 목적물(특히 건물)에 A의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이 있으면: 다른 물적 자료 또는 관계인 진술로 판단한다.
  •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이 없으면: 다른 물적 자료 및 관계인 진술로 판단한다.

'다른 물적 자료'란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 외에 채무자 명의의 임대차계약서, 카드단말기 영수증, 택배 운송장, 신분증, 약 봉투, 결혼 사진첩 같은 것이다. 다만 주택에 채무자 명의 우편물이 있다는 것만으로 채무자가 점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전에 살던 사람이거나 전입신고만 해 둔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이재석, 『명도집행 119』, 푸른솔, 2021, 161면).

'관계인의 진술'은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이웃 주민 · 상인의 진술을 말한다. 실제로는 이런 진술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이 없는데도 다른 물적 자료만으로 점유자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A가 X를 점유하고 있음이 확인되면 집행하고, 확인되지 않으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 A만이 강제집행을 수인할 의무가 있고, X만이 그 대상이기 때문이다.

4. 인도집행을 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점유 상황 인도 · 퇴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유체동산 압류
A가 혼자 또는 점유보조자와 함께 점유 가능 가능
A가 배우자와 함께 점유 가능(배우자를 A와 동일시) 가능(민사집행법 제190조)
A가 점유보조자 · 배우자 아닌 B와 함께 점유 불능 불능
B가 혼자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점유 불능 불능
누군가 점유하나 점유자 판단 곤란 불능 불능
아무도 점유하지 않아 점유자 판단 불가 불능 불능

Ⅳ. 철거집행 — '소유'를 확인한다

판결 주문이 "피고 A는 원고 甲에게 별지 도면 표시 선내 지상 건물을 철거하고 그 토지를 인도하라. 피고 B는 위 건물에서 퇴거하라."이고, 대체집행 수권결정("채권자는 집행관으로 하여금 위 건물을 채무자의 비용으로 철거하게 할 수 있다")을 받은 경우를 보자.

1. 소유관계를 확인한다.

집행정본상 채무자 A가 소유하는가? A 아닌 사람(B)도 소유하는가? 그렇다면 B는 A와 어떤 관계인가?

2. 집행할 수 있는 인적 · 물적 범위를 판단한다.

구분 내용
인적 범위 • A가 소유 · 점유하면 A를 퇴거시킨다(점유보조자 · 배우자도 함께).
• A가 점유보조자 · 배우자 아닌 B와 공동 소유하거나 B가 단독 소유하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B에 대한 별도 철거판결 필요).
• A · B 아닌 C(임차인 등)가 점유하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C에 대한 별도 퇴거판결 필요).
물적 범위 • 집행권원에 표시된 X만 철거한다.
• X의 부합물 · 종물도 철거한다.
• X의 일부만 철거할 수 있으면 그 일부만 철거한다(일부집행의 법리).

3. 'A가 소유하는지'를 외관 · 징표로 판단한다.

목적물 판단 자료
등기된 건물 등기부 등본
미등기 건축물 집행권원(판결 이유) + 건축허가서 또는 공사도급계약서
건축물 아닌 시설물 집행권원(판결 이유) 또는 인도집행에 관한 외관 · 징표

(1) 등기된 건물은 등기부 등본으로 판단한다.

(2) 미등기 건축물은 건축허가서 · 공사도급계약서와 판결 이유로 A에게 처분권(소유권)이 있는지 확인한다. 처분권이 A에게 있으면 집행하고, B에게 있으면 집행불능으로 처리한다.

  • 건축허가서상 건축주는 대개 보존등기 때까지 그대로이지만, 공사 도중 B로 바뀌기도 한다.
  • 그래도 소유자가 곧 B인 것은 아니다. 신축 건물의 소유권은 기둥 · 지붕 · 둘레벽이 완성된 시점의 건축주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둥 · 지붕 · 둘레벽이 완성된 뒤 공사가 중단되고 건축주가 B로 바뀌었다면 건물은 A가 원시취득한 것이다.
  • 따라서 건축허가서 등에 건축주가 B로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철거집행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에 채무자로 기재되어 있는 A가 처분권자이다. A가 처분권자임을 다시 확인하는 뜻에서 판결 이유도 살펴보고, A 측이 저항하면 판결 이유를 보여 주며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건축물 아닌 시설물은 등기부도 건축허가서도 없는 것이 보통이다. 판결에 누가 소유자인지에 관한 판단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그렇지 않으면 인도집행에서 점유자를 판단하는 외관 · 징표(A의 진술, 주민등록 · 사업자등록, 다른 물적 자료 등)로 소유자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점유자가 소유자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Ⅴ. 맺음말

집행관은 실체를 심리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누가 점유하는가(인도집행)', '누가 소유하는가(철거집행)'를 외관과 징표로 판단하고(준칙 ①), 가능한 범위에서는 일부라도 집행한다(준칙 ②).

채권자는 집행 신청 전에, 더 나아가 소송 단계에서부터 이 외관과 징표, 그리고 지상물의 유형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채무자는 어떤 외관이 집행을 막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집행관의 두 준칙은 명도 · 철거 집행의 성패를 가르는 출발점이다.

명도119

← 명도전문신문 명도119 전체 기사

이 기사는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의 법률 상담은 명도119 법무사사무소 상담 안내를 이용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