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 · 철거 | 컨테이너 · 목적 외 동산
땅 위에 놓인 컨테이너, 철거판결 없이 치울 수 있을까?
— 토지 인도집행에서 정착물과 목적 외 동산을 가르는 기준, 대법원 2018그552 결정 —
Ⅰ. 사안
토지 매수인(채권자)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매매계약이 성립하였음을 확인받고,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토지를 인도하라"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받았다. 채권자는 판결대로 매매대금을 공탁하고 토지 인도집행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채무자는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은 채 매매대금의 3배를 요구하며 인도를 거부하였다. 토지 위에는 채무자의 컨테이너가 놓여 있었다. 채무자 측은 컨테이너가 있는 이상 별도의 철거판결과 수권결정 없이는 토지를 인도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Ⅱ. 쟁점
토지 위에 놓인 컨테이너는 토지의 정착물인가, 아니면 토지 인도집행의 목적이 아닌 동산인가.
- 정착물이라면 별도의 철거판결과 대체집행 수권결정을 받아야 한다.
- 목적 외 동산이라면 집행관이 토지 인도집행 과정에서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면 된다(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
Ⅲ. 실무제요와 주석서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Ⅳ](사법연수원, 2020) 701면은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이 토지의 정착물이 아니라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한 경우에는 집행관으로서는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하는 것이지(민집 258조 3항) 인도대상 목적이 아닌 위 구조물이 있다는 이유로 토지에 대한 인도집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대결 2018. 6. 29. 2018그552). …"
주석 민사집행법[Ⅳ][제5판](한국사법행정학회, 2024) 1018면도 같은 취지이다.
"…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이 토지에 부합되었거나 토지의 정착물이라고 할 수 없어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한 때에는 집행관은 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에 의하여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
Ⅳ. 정착물이란 무엇인가
민법 제99조 제1항은 "토지 및 그 정착물은 부동산이다"라고 규정한다. 정착물(定着物)은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쉽게 움직일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로 사용되는 것이 거래상의 성질로 인정되는 물건'(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말한다.
요컨대 ①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있고 ② 쉽게 이동할 수 없는 것만 정착물이다. 정착물이면 별도의 철거판결과 수권결정을 받아 철거하여야 한다. 정착물이 아니면 토지 인도집행의 목적 외 동산으로 처리하면 된다. 채무자에게 인도하거나, 반출 · 운반 · 보관하는 방법이다.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60632 판결도 공장 안에 설치된 기계(압력여과기 4세트)가 쉽게 분해하여 다시 조립할 수 있다면,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쉽게 이동할 수 없는 토지의 정착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여기서 '고정적으로 부착'되었다는 것은 쇠말뚝 등으로 컨테이너를 토지나 콘크리트 지반에 고정하는 장치를 해 둔 경우를 말한다. 그런 장치 없이 땅 위에 놓여 있기만 한 컨테이너는 별도의 조치 없이 크레인이나 지게차로 바로 옮길 수 있으므로 토지의 정착물이 아니다.
Ⅴ. 대법원 2018. 6. 29.자 2018그552 결정
대법원은 시멘트 지반 위에 볼트로 고정한 구조물도 토지 인도집행의 목적 외 동산으로 보았다.
"…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은 시멘트 지반 위에 볼트 조립 방식으로 철제 파이프를 세우고 그 위를 천막으로 덮어 고정한 구조물로서 주벽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고, 볼트만 해체하면 토지로부터 쉽게 분리 · 철거가 가능하다. …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은 토지의 정착물인 건물이 아니라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집행관으로서는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하는 것이지(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 인도대상 목적이 아닌 위 구조물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인도집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 …"
볼트로 고정한 구조물조차 정착물이 아니라면, 아무 고정 장치 없이 놓인 컨테이너는 더 말할 것도 없다.
Ⅵ. 실무상 유의점
1. 가장 안전한 길 — 철거청구와 수권결정을 함께 받아 둔다
집행 현장에서 정착물인지 아닌지는 결국 집행관이 판단한다. 집행관이 정착물로 보면 그 자리에서 집행이 멈추고, 그때부터 철거소송을 따로 하면 수개월이 더 걸린다.
그러므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소송 단계에서 토지 인도청구와 함께 컨테이너 철거청구도 하고, 판결 뒤 대체집행 수권결정을 받아 토지 인도집행과 컨테이너 철거집행을 동시에 신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정착물이든 동산이든 어느 쪽으로 판단되어도 한 번에 집행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2. 철거판결이 없다면 — 의견서로 길을 연다
이미 토지 인도판결만 받았다면, 실무제요 · 주석서 · 2018그552 결정을 정리한 의견서를 집행 전에 집행관에게 제출한다. 집행관이 목적 외 동산으로 판단할 근거를 미리 갖추게 되어 집행 거부나 지연을 막을 수 있다. 이 사건이 그런 경우이다.
3. 고정 장치를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쇠말뚝, 볼트, 콘크리트 기초, 전기 · 수도 배관 연결이 있는지 확인한다. 아무것도 없다면 그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의견서에 붙인다.
4. 장비와 보관 장소를 미리 준비한다
크레인 · 지게차 같은 장비와, 채무자가 받아 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보관 장소(보관업체)를 미리 확보한다. 반출 · 운반 · 보관에 드는 비용은 집행비용이 된다.
Ⅶ. 맺음말
이 사건에서 채권자는 아래 의견서를 집행관에게 제출하였다. 집행관은 컨테이너를 목적 외 동산으로 처리하여 보관업체에 보관시키고 토지 인도집행을 마쳤다. 별도의 철거판결과 수권결정 없이 집행을 끝내 사업 지연을 줄일 수 있었다.
토지 위에 무엇이 있느냐보다 '어떻게 붙어 있느냐'가 철거판결의 필요 여부를 가른다. 다만 집행관의 판단은 미리 알 수 없으므로, 처음부터 철거청구와 수권결정까지 갖추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다.
[참고] 집행관에게 실제 제출한 의견서
이 사건에서 채권자의 대리인이 집행관에게 제출한 의견서이다. 사건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익명 처리하였고, 판례 번호의 오기(2018다552 → 2018그552)는 바로잡았다.
의견서 전문 펼쳐 보기
사 건 : 2025본**** 부동산인도
채권자 : △△자산개발 주식회사
채무자 : ○ ○ ○
위 사건의 토지에 있는 컨테이너에 관하여 채권자의 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 다 음 ―
1. 실무제요와 주석서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Ⅳ](사법연수원, 2020) 701면은 "…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이 토지의 정착물이 아니라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한 경우에는 집행관으로서는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하는 것이지(민집 258조 3항) 인도대상 목적이 아닌 위 구조물이 있다는 이유로 토지에 대한 인도집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대결 2018. 6. 29. 2018그552). …"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주석 민사집행법[Ⅳ][제5판](한국사법행정학회, 2024) 1018면은 "…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이 토지에 부합되었거나 토지의 정착물이라고 할 수 없어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한 때에는 집행관은 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에 의하여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2. 토지 위에 놓아둔 컨테이너가 토지의 정착물인지?
정착물(定着物)은 '토지에 부착하여 있고 계속해서 부착한 상태로 사용되는 것이 사회 통념으로 인정되는 물건'(표준국어대사전) 또는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쉽게 움직일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로 사용되는 것이 거래상의 성질로 인정되는 물건'(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말합니다.
부착(附着)은 '떨어지지 아니하게 붙음'(표준국어대사전) 또는 '붙어서 떨어지지 않음'(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이라는 의미입니다.
요컨대, ①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있어, ② 용이하게 이동할 수 없는 것은 토지의 정착물에 해당하여 별도의 철거판결과 수권결정을 받아 철거하여야 하나, 토지의 정착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토지 인도집행의 목적 외 동산으로 처리(채무자에 대한 인도 또는 반출 · 운반 · 보관 등)하면 되는 것입니다.
위 '①②'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60632 판결은 '공장 내에 설치된 기계{고체성분과 액체성분이 섞인 혼탁용액(SLURRY)을 여과액과 고형분(CAKE)으로 자동분리하여 주는 기계인 압력여과기(FILTER PRESS) 4셋트}가 쉽게 분해하여 재조립할 수 있다면,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하여 용이하게 이동할 수 없는 토지의 정착물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①'에서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있다는 것은 컨테이너를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시키는 장치를 해 놓은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컨테이너를 토지 또는 콘크리트 지반에 쇠말뚝 같은 것으로 고정적으로 부착시켜 놓은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토지에 고정시키는 장치가 없이 컨테이너가 단순히 토지 위에 놓여 있다면 토지의 정착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토지에 고정시키는 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 별도의 조치 없이 바로 크레인이나 지게차를 이용하여 용이하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대법원 2018. 6. 29.자 2018그552 결정 [집행관의 집행위임 거부 등에 대한 이의신청]
최근 대법원은 볼트 조립 방식으로 시멘트 지반 위에 고정한 구조물에 대하여 토지 인도집행의 목적 외 동산으로서 처리하면 되는 것이며, 별도의 철거집행 절차에 따라 처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콘크리트 지반 위에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볼트만 해체하면 토지로부터 용이하게 분리 · 철거할 수 있는 구조물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8. 6. 29.자 2018그552 결정은 "…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은 시멘트 지반 위에 볼트 조립 방식으로 철제 파이프를 세우고 그 위를 천막으로 덮어 고정한 구조물로서 주벽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고, 볼트만 해체하면 토지로부터 쉽게 분리 · 철거가 가능하다. …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은 토지의 정착물인 건물이 아니라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집행관으로서는 위 구조물을 제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하여야 하는 것이지(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 인도대상 목적이 아닌 위 구조물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인도집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 …"고 판시하였습니다.
4. 채무자의 과도한 요구
위 2025본**** 부동산인도 사건의 집행권원인 ▷▷지방법원 2025. *. **. 선고 2024가단****** 판결은, 채권자의 매도청구권 행사로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하였음을 확인하고, 채무자는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토지를 인도하라는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채무자는 매매대금(○억 ○천만 원)의 3배를 요구하며 채권자의 토지 인도청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채권자는 위 판결의 주문이 명한 바대로 매매대금(○억 ○천만 원)을 공탁하고 귀 집행관사무소에 토지 인도집행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채무자는 공탁금을 찾아가지도 않고 여전히 매매대금의 3배를 요구하며 인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의 궁박(사업지연과 고리의 금융비용 등 막대한 손실 발생 상황)을 이용하여 채무자가 거액의 금원을 갈취하려는 심사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5. 사업지연과 고리의 금융비용
채권자는 2025. 5. 위 토지를 인도받고 이를 포함한 일대의 토지에 아파트를 신축하려고 하였으나, 사업지연과 고리의 금융비용 등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채권자가 하루빨리 토지를 인도받고(컨테이너를 제거하고) 아파트를 신축함으로써 지금이라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집행해 주시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2025. 6.
채권자의 대리인
◇◇법무법인 담당 변호사 ▢ ▢ ▢
▷▷지방법원 집행관사무소 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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